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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171107.

pyrosis 2017. 11. 7. 17:42




1.


11월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2.


무척이나 감정적이었던 내가.


이제는 감정적이 되면 무척이나 낯설다.




3.


나사가 하나 빠진 사람이 되었다.


생각하지 않고 느끼지도 않는다.




4.


노래를 듣지 않는다.


운전할 때는 파업중인 MBC 라디오에 주파수를 맞춰 아무 노래나 듣지만,


따로 시간을 내서 음악 정리를 한다거나, 새로운 음악을 듣지는 않는다.


내 음악은 과거의 어디즈음엔가 멈춰서 있다.


가끔 그 때로 돌아가보지만 무척이나 낯설다.




5.


채워져야 한다. 감정이 아니라면 다른 무엇으로도.


사고 먹고 입어본다.




6.


앞으로의 무언가를 그리며 행복을 느끼는 것과,


과거 날들의 행복을 가늠해본다.




7.


그 때로 돌아가본다.


좋은 추억으로 남겼으면 좋겠다는 말을 남긴 그 때로.


낯선 나를 마주하고 싶다.




8.


담배 한 모금.


소주 한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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