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기

091111

pyrosis 2009. 11. 11. 20:35





바쁘지도 않은 백수생활에

월요일 낮에 잡혀 있던 치과 예약이

수요일까지 미뤄져 버렸다



한 두번 예약시간을 지키지 않자

접수를 받는 간호사는 1시간전부터 전화기를 울린다

(물론 받지는 않는다)



앞니에 거금을 투자한 탓인지

어금니도 새로 씌우란 말에 문득 다음달 카드 고지서를 생각하니

이건 말도 안되는 일.

아프지도 않은 어금니는 잠시 버려두고

사랑니를 빼달라고 했다



사랑니를 처음 빼러 갔었던 치과에서 겁을 줬던 기억을 떠올리면

사랑니 빼는 일이 두렵기도 하지만

이 치과 선생님은 모든게 담담하기만 하다

목소리도 나긋나긋 "아 사랑니 빼시겠어요? 네 빼드릴게요"



마취를 하고 잠깐 있으니

입을 벌리라하고 드릴로 쪼개고 집게로 이리저리 흔들고 하시더니

사랑니가 금세 빠졌다 아픔도 없고 통증도 없다

사랑의 헤어짐처럼 아프다해서 사랑니인데

아프지 않아서 참 기분이 묘했다



치과를 십여년만에 다시 다니는데

치료를 받을 중학교 때에는 치과를 가면 순서를 한시간 동안 기다리는 것은 기본이고

치료대 위에 올라가자 마자 하는 일은

손에 깍지를 힘껏 쥐고, 발가락은 말할것도 없다

그리고 한 없어 오무려만 지는 입을 최대한 벌리는 일이다

그런데 요즘 치과에는 고통이 없다 참 좋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