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지도 않은 백수생활에 월요일 낮에 잡혀 있던 치과 예약이 수요일까지 미뤄져 버렸다 한 두번 예약시간을 지키지 않자 접수를 받는 간호사는 1시간전부터 전화기를 울린다 (물론 받지는 않는다) 앞니에 거금을 투자한 탓인지 어금니도 새로 씌우란 말에 문득 다음달 카드 고지서를 생각하니 이건 말도 안되는 일. 아프지도 않은 어금니는 잠시 버려두고 사랑니를 빼달라고 했다 사랑니를 처음 빼러 갔었던 치과에서 겁을 줬던 기억을 떠올리면 사랑니 빼는 일이 두렵기도 하지만 이 치과 선생님은 모든게 담담하기만 하다 목소리도 나긋나긋 "아 사랑니 빼시겠어요? 네 빼드릴게요" 마취를 하고 잠깐 있으니 입을 벌리라하고 드릴로 쪼개고 집게로 이리저리 흔들고 하시더니 사랑니가 금세 빠졌다 아픔도 없고 통증도 없다 사랑의 헤어짐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