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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 프로메테우스 (PROMETHEUS, 2012)

pyrosis 2012. 6. 9. 22:21

 

 

 

아는 선배가 개업한 피자집의 '피자'를 빌미로 그녀를 만나자고 했다

 

데이트 코스에는 식상하지는 않아도 재미있는 영화는 필수인데

 

하지만 지금 영화가에는 그녀가 좋아할 만한  말랑말랑한 영화는 없고,

 

이 무시무시한 영화만 이슈가 되고 있었다

 

보기 전까지는 '그냥 안볼까' 라는 생각이 있었지만, 무엇보다 호기심히 동했던 모양이다.

 

안경이나 렌즈 없이 3D로 봐서 조금 반감되긴 했지만 보길 잘한 영화였다.

 

나중에 집에와서 에일리언 1을 따로 보았는데, 미약하나마 이어지는 줄거리와 디테일의 세심함에 감탄을 했다.

 

영화를 보고 집에 돌아와서 생각이 정리되지 않은채로 한 커뮤니티에 매우 긴 댓글을 남겨놨는데, 그냥 여기에다가 붙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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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로 가려는 목적은 '이주'보다 인류를 멸망시키려고 한 이유같습니다. 
그 이유는 아시다시피 영화내에 직접적으로 나와있지요. 

영화초반에 한 엔지니어가 태초의 지구에 내려와서 자기몸을 분해했고, 
그 DNA가 강으로 흘러 인간이 생겨나고 문명을 태생시켰지요. 
이 행동이 프로메테우스의 신화적 행동과 연관이 있다고 생각하구요. 
저는 자기몸을 분해한 엔지니어가 영화후반에 나오는 엔지니어의 창조물(혹은 마이너한 종족)이라고 생각합니다. 
엔지니어는 이 창조물이 자기의 의도와 맞지 않아 몰살시켜려했구요. 
(이 창조물이 마신 검은용액은 다른 검은 용액과 상관이 없어보입니다.) 

인간은 인간과 유사한 안드로이드를 만들어냈고, 
인간이 생각하기에 이 안드로이드가 쓸모없어진다면 없애야겠지요. 
이런 사실은 안드로이드도 잘 알고있습니다. 
그래서 어느정도 감정이 있는 안드로이드는 자신의 창조자에 대한 죽음도 거론하구요. 

생물의 기본적인 본능은 생식 또는 번식, 종의 유지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엔지니어들이 만들어 낸, 실패작일 수도 있는 창조물들은 
스스로 자신들이 멸망하지 않기위해 자신들의 종을 널리 퍼트리는 거죠. 
그래서 자신들의 고향행성과 비슷한 지구에 와서 그러는 거구요. 
(엔지니어가 탄 우주선과도 모양이 틀리잖아요?) 
그래서 엔지니어의 우주선에 지구가 타겟팅 된 것은  '지구'라는 목적지를 애초에 정한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만들어낸 창조물들이 그 DNA를 퍼트릴만한 장소를 골라내는 과정인거죠. 
영화에서도 뭔가 우주에서 한참찾지요. 그래서 아 여기에는 그것들이 DNA를 퍼뜨렸을 수도 있겠다. 
거기가서 멸망시켜야겠다. 이런 것 같습니다. 

따라서 영화의 후반부에 엔지니어와 인류가 접촉하였을 때, 
엔지니어가 안드로이드의 말을 듣고.. 자신이 가려고 한 곳에서 온 생물들이구나, 
나의 실패작, 창조물이 만들어낸 또다른 실패작인거구나해서 다 죽여버린거구요. 
그리고 감히 실패작인 것이 자신의 언어를 써서 안드로이드의 머리는 뜯어버렸구요. 

그리고 더 쓰자면 
통로에 죽어있던 것?들 또한 엔지니어가 만든 창조물(엔지니어가 없애버리려고하는) 같아요. (머리잘린 것이.. 인류와 DNA가 같지요.) 
뭐랄까.. 영화에서 직접적으로 언급이 되지만, 엔지니어가 만든 무기(외계인?)를 위한 양분으로 
쓴 것 같구요. 그 창조물들은 도망을 쳤지만 어차피 검은 용기가 있는 방으로 들어가거나, 문에 끼여죽거나해서 DNA변형으로 인해 어차피 뱀장어 같은 괴물이 되었구요. 

근데 이 괴물도 엔지니어가 만들어낸 크리쳐잖아요? 
안드로이드의 말을 빌리면 창조물은 자신의 창조주가 죽기를 바라는 거구요. 
그래서 마지막 문어괴물이 엔지니어를 죽이려하고 죽게되죠. 
거기서 또 변형이 일어나서 우리가 아는 에일리언이 탄생하구요. 

프로메테우스(엔지니어의 창조물)는 신(엔지니어)로 부터 불(DNA와 인류의 탄생)을 뺏아 인간에게 쥐어줬습니다. 
그래서 인류를 발달을 하게 되었구요. 하지만 대신 신의 노여움(엔지니어가 지구를 멸망시키려 하는 것)을 사게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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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음식을 제외하면 먹는 것에는 둔한 나와는 달리, 그녀는 스스로의 식감을 매우 존중한다.

 

그녀가 좋아하고 가끔은 사랑을 마다하지 않는 음식들에 대해 논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그 나름대로의 논리와 체계가 있는 것 같아서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는 듯하다.

 

오늘은 바로 PARIS CROISSANT가 있는 곳이요, 그녀의 사랑을 받고 확인할 녀석은 팥빙수다.

 

(지금은 오늘이 아닌 오늘이지만,) 지금껏 그녀와 먹은 빙수의 종류와 맛으로 미루어 보건대,

 

이 곳의 빙수는 맛의 균형을 잘 이루어내고 있다. 

 

마치 그 맛은, 

 

수 많은 녹차 아이스크림 중에서 단 맛만 강조하지 않으며 적당히 녹차의 쌉살한 맛이나는, 그 선상에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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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여행 산문집과 인테리어를 좋아한다.

 

시를 읽는 것과는 별개로, 산문집을 읽는 것은 스스로 매우 곤혹스럽지만

 

그녀는 '여행'과 '산문'이라는 장르가 만나 느낄 수 있는 소소한 감정들을 좋아하는 듯하다.

 

지나칠 수 있는 작은 감정들, 여행을 하다가 만나는 나만의 작은 친구들과 이야기들이

 

그녀의 마음을 채워주는 듯하다.

 

어쩌면 인테리어라는 일도 크게는 혹은 작게, 꾸미는 마음의 씀씀이들이 이루어져 만들어진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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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음주에 징그러운 장면이 나와 속이 불편할 수 있다는 농담도,

 

물론 좋아하지 않는 영화를 같이 봐준 것도,

 

데려간 음식점에서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 것도,

 

솜사탕 기계를 좋아하는 그녀의 모습도,

 

카페에서나 혹은 서점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일이,

 

아니면 개점을 앞둔 가게의 설레임처럼

 

그 가게에서 공연을 준비하며 빈 자리의 관객을 기다리는 어느 밴드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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