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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67

[영화] 오펜하이머 (Oppenheimer, 2023)

정말 오랜만에 아내와 같이 밖에서 영화를 봤다. 전날 아이가 아파 영화를 취소할 수도 있었으나. 우리 아이는 효녀였다. 영화에 대해 통찰력을 가지고 리뷰할 수 있는 수준은 안되니까 전문적인 리뷰는 유튜블 찾아보시고 몇 가지 느낀 점만. 전기 영화라 매우 지루할 수도 있었지만 대신 호흡을 빠르고 메멘토에서 처럼 흑백을 써가며 시간대를 이리저리 배치하였다. 전투가 없는 전쟁 영화였던 덩게르크와 비슷한 맥락인 듯? 그리고 브금으로 영화의 질을 끌어올리는 놀란 답게 이번에도 브금이 어마어마했다. 소리의 크기가. 귀 아팠다. 그리고 무엇보다 배우의 연기도 어마어마했다. 정말 짧게 나왔던 라미 말렉, 케이시 애플렉, 제이슨 클라크 등의 배우들의 존재감이란.

리뷰 2023.08.24

[영화] 안나 카레니나 (Anna Karenina, 2012)

아직 개봉전인 작품을 어떻게 봤는지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톨스토이 작품 원작으로 각색되었다. 책으로 사보려고 시도했던 작품인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책으로 먼저 접한뒤에 영화를 보거나, 영화를 먼저보고 책이 후자인 경우가 있는데, 전자인 경우가 영화를 느끼는데 더 도움을 준다고 생각한다. -------------------------------------------------------------------------------------------- 영화를 보면서 이 작품이 원래 극 대본으로 이루어진 연극작품이 원작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초반에 조금 어리둥절하게 되는데, 영화를 보는 이로 하여금 연극 무대를 바라보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한다. 연극적인 요소에서 영화적인 요소로 넘어가기도 하..

리뷰 2013.03.16

[영화] 비러브드 (The Beloved, Les bien-aimés, 2011)

'영화감상평까지'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어보이지만.. 나름 영화를 보고 소화해내려면(?) 1주~2주의 시간이 좋은듯하다. 가끔 무의식이 이런 기능을 대신해준다고 해야하나? ------------------------------------------------------------------------------- 삼일절, 조조로 압구정역 CGV에서 보았다. 그 때나 지금이나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가 많이 떠오른다. 벤자민.. 영화는 남자로서의 가장 이상적인 일생이라고 생각한다. 이상적이라는 말이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겠지만, 몸이 늙어있을 때는 (실제로는 어리니까) 무한한 정력을 가질 수 있고, 실제로 늙어서는 젊어보이며, 그 후로는 사랑하는 사람과 모두의 품에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다. 그..

리뷰 2013.03.01

[영화] 테이큰 2 (Taken II, 2012)

귀향길은 무려 아홉시간이 걸렸어도 피곤한지 몰랐지만, 상경길은 세시간이 걸렸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피곤하게 느껴졌다. 자리도 자리지만, 연휴의 시작과 끝이라서 그럴까. 내 방 의자에 앉아 컴퓨터를 보니 현실을 마주하고 있는 듯해 감정이 미묘하다. 고향에서 내려가 한 일이라고는 먹고 잔 일 뿐인데, 이러니 정말 고향이, 본능같은, 정말 엄마의 품안이라는 말이 크게 다가온다. ------------------------------------------------------------------------------------------- 전작은 "Man on Fire"의 느낌이 강했다. 전직 요원인 아버지의 파괴력은 무시무시했고, 가차없이 적을 벌하며 납치된 딸에게 일직선으로 다가가는 묵직함에 매료되었는데, ..

리뷰 2012.10.01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 (Masquerade, 2012)

오고있는 그대를 느즈막히 그늘에 있는 카페에서 기다리고, 찬바람이 이따금씩 불어와 따뜻한 것이 조금씩 반가워지는 지금 이때에 조금 수다스러워운 카페의 주말 풍경도, 반대편 버스 정거장에서 내려 천천히 걸어오는 화사한 그대도 좋다. 맞잡은 손도, 따스한 그대도 좋다. 가을이 조금 더 가까워진 주말에 풍경이 그러하다 베니건스 / 베니건스 주소 서울 강남구 논현동 94번지 3층 전화 02-517-5007 설명 신선하고 건강한 식재료를 오픈키친에서 바로 조리하는 쉐프중심의 레스... 내 기억으로 따르면 베니건스는 매장 분위기가 많이 변한 듯 하다. 전에는 아웃백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었는데 지금은 매우 깔끔한 모던 양식당 같은 느낌이다. 매장마다 틀린가? 압구정점은 오픈치킨에 측면이 전창으로 되어 햇빛이 아주 잘..

리뷰 2012.09.23

[영화] 프로메테우스 (PROMETHEUS, 2012)

아는 선배가 개업한 피자집의 '피자'를 빌미로 그녀를 만나자고 했다 데이트 코스에는 식상하지는 않아도 재미있는 영화는 필수인데 하지만 지금 영화가에는 그녀가 좋아할 만한 말랑말랑한 영화는 없고, 이 무시무시한 영화만 이슈가 되고 있었다 보기 전까지는 '그냥 안볼까' 라는 생각이 있었지만, 무엇보다 호기심히 동했던 모양이다. 안경이나 렌즈 없이 3D로 봐서 조금 반감되긴 했지만 보길 잘한 영화였다. 나중에 집에와서 에일리언 1을 따로 보았는데, 미약하나마 이어지는 줄거리와 디테일의 세심함에 감탄을 했다. 영화를 보고 집에 돌아와서 생각이 정리되지 않은채로 한 커뮤니티에 매우 긴 댓글을 남겨놨는데, 그냥 여기에다가 붙여본다. ----------------------------------------------..

리뷰 2012.06.09

[영화] 블루 발렌타인 (Blue Valentine, 2010)

좋아하는 배우의 영화를 볼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 중에 하나다. 예전에는 에드워드 노튼의 영화가 그랬고, 지금은 라이언 고슬링의 영화가 그렇다. 에드워드 노튼은 비교적 무거운 역할에서 진가를 발휘하는데, 라이언 고슬링은 두루두루 탁월하다. 노트북에서 사랑스러운 연인의 따스함부터, 드라이브의 무시무시한 복수자까지.. ----------------------------------------------------------------------------------- 두 남녀가 어떤 계기로 로맨틱하게 만나 사랑하게 되고, 결혼하게 되는 것이 일반적인 영화라면 이 영화는 로맨틱한 감정으로 하게 되는 결혼이 그 후에는 어떤 과정과 결과를 불러오게 되는지를 보여준다. 아름다웠던 지난날들도 현실앞에서는 무색하고,..

리뷰 2012.06.03

[영화]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 (Snow White And The Huntsman, 2012)

야근을 사이에 두고 저녁을 먹다 팀장님이랑 이런저런 수다를 떨게된다 음식점 한 편에 걸린 TV에서는 장화신은 고양이의 짤막한 예고편이 상영되고 있었다 "재미 없더라" "그래요? 고양이가 나와서 보고 싶었는데" "그리고 요즘에 백설공주 이야기를 리메이크한 영화가 있는데 그 것도 별로였어, 애데리고 볼 영화가 없어서 봤는데.." ---------------------------------------------------------------------------- 왜 이 대화를 기억속에서 잊어버린거지? 어느 처자와 느긋한 주말 오후에 만나 점심식사도 맛나게 하고 식사 - 차 - 영화의 수순을 밟으려 극장가로 향하였다. 처자가 이 백설공주 영화를 가르키더니 "오빠 저기에 토르나와. 영화가 4부작이래. 재미있지..

리뷰 2012.05.31

남대문 화재 143일 후

* 어두운 곳에서 찍은 사진이 많아 허접스런 사진이 많아요. * 모든 사진은 nikonf5, nikkor35-70mmf2.8, reala 로 찍혔습니다. 2008년 2월 10일 먹고, 자고, 놀았던 기억 밖에 없는 길고도 짧은 설 연휴를 마치고 서울로 돌아왔다. 고향에서는 마음은 편하지만 몸이 지루하고, 서울은 이와 반대이기 때문에 하룻밤 더 자고 월요일에 편하게 상경해도 될 것을 심심한 몸을 달래려 일요일 첫 차로 돌아오게 되었다. 두평 남짓한 작은 이 방이 몸뚱아리의 태초인 어머니의 자궁마냥 제일 편한 것은 자기 방을 가진 어느 사람이나 마찬가지 아닐까 가득찬 가방의 짐을 풀고, 빨래를 하고, 청소를 하고, 남은 한가로운 저녁 시간에 게임을 즐기다 무료해져서 TV 채널을 돌려보다.. 2008년 2월 ..

리뷰 2008.07.01

[영화] 원스 (Once, 2007)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면서, 마음에 와 닿았던 부분이 "Man & Woman"도 아닌 "Boy & Girl" 이라는 남녀 주인공에 대한 지칭었다 소년과 소녀라는 말이 주는 서정성은 영화에서처럼 이름 모르는 남녀 둘이 만나 서로 하악질을 하며 뿅뿅뿅거리는 감정마냥.. 한 때, 한 번 즈음은 있었을 만한.. Falling Slowly - Glen Hansard, Marketa Irglova I don`t know you But I want you All the more for that Words fall through me And always fool me And I can`t react And games that never amount To more than they`re meant Will play the..

리뷰 2007.10.16